12월초 평온한 밤을 지내던 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었고 이후 대한민국을 혼란과 갈등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계엄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2025년 2월입니다. 여전히 매서운 동장군의 입김에 봄기운을 찾기 어려운 것과 같이, 정치적 실리와 경제적 이해득실을 좇아 날뛰는 승냥이떼들의 울부짖음 속에 인권과 정의의 가치가 다시 바로 설 것을 낙관하며 평온한 일상을 지내기 쉽지 않은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만천하에 드러난 권력자의 불법적 권력 행사를 법과 인권의 이름으로 호도하며 궤변을 늘어놓은 법률가들의 철면(鐵面)을 보면서, 법과 인권이 한낱 장사치의 포장지가 되어 버린 시대에 인권법이 갖는 의미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에 발간되는 인권법평론 제34호에는 [연구논문]으로 8편, [판례평석]으로 1편, 총 9편의 글을 담았습니다. [연구논문]으로 실린 8편의 글들은 각각 “기능적 관점에서 본 인간 존엄성의 개념사”, “5・18민주화운동 정신적 손해배상소송”, “라파엘 렘킨의 그 단어 ‘제노사이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강제추방에 대한 연구”, “제어국가에서의 공공기관 인권경영 규제 전략 수립”,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기본권 침해 위험과 규범적 대응”, “AI시대에 디지털 의료기기의 법적 문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상 국가간 통보의 실행에 관한 비판적 고찰”을 주제로 하고 있고, [판례평석]으로 실린 “집단추방의 예외 확장과 난민 보호”는 유럽인권재판소의 N.D. AND N.T. v. Spain 사건에 대한 판결을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글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바쁘신 일정에도 전체 편집업무를 총괄해주신 허완중 편집위원장님과 여러 편집위원님들 그리고 투고된 논문의 심사를 맡아 애써주신 여러 심사위원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인권법평론의 발간 실무를 담당해 준 책임연구원 정화영 박사님과 인권법평론 제34호를 책자로 훌륭하게 담아내주신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전남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의 인권법평론이 진정한 인권의 가치가 더욱 귀해진 답답한 현실 속에서 주위를 밝히는 등불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애정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2월
전남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장 홍 관 표
[연구논문]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상 국가간 통보의 실행에 관한 비판적 고찰 / 공수진
―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국가간 통보에서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결정을 중심으로 ―
라파엘 렘킨의 그 단어 ‘제노사이드’ / 김상걸
5・18민주화운동 정신적 손해배상소송 / 민병로
― 평가와 과제 ―
기능적 관점에서 본 인간 존엄성의 개념사 / 박지용
제어국가에서의 공공기관 인권경영 규제 전략 수립 / 안동규・조재현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의 강제추방에 대한 연구 / 이지원
― 유럽인권재판소 판례를 중심으로 ―
AI시대에 디지털 의료기기의 법적 문제 / 이한주・엄주희
― 디지털의료제품법을 중심으로 ―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기본권 침해 위험과 규범적 대응 / 홍석한
― 사법작용에서의 인공지능 활용과 재판청구권 보장을 중심으로 ―